#10 원더랜드
뇌리에 박히는 대사를 선사한 영화 '헤어질 결심' 이후 2년 만에 보는 탕웨이의 작품이다. -헤어질 결심이 너무 강렬해서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한국어 발음이 서툰 그녀를 위해 중국어로 연기를 한 것과 탕웨이만 로케이션 촬영한 것 -다른 상황들은 CG다. 특히 박보검 배우는 우주다-을 보면서 혹시 지인 찬슨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이 가족이다ㅋㅋㅋ)
박보검 배우의 가슴을 후비는 노래 선율은 이건 뭐 정말 최고다. -평소 영화볼 때 대사하나, 장면하나만 좋아도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화내용과 상관없이 오직 음악 때문에 눈물이 흘렀다 그래서 이 영화는 좋은 영화다라고 말해야겠지만, 나이를 먹으니 생각도 변하나 보다- 전적으로 음악 때문이다 -바흐다. 세월이 흘러도 바흐의 음악은 남아서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리고 그 감동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인류에게도 똑 같이 미칠 것이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남는 음악, 그것이 클래식이다.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죽은 사람을 인공 지능으로 복원하는 서비스 '원더랜드'의 카피문구다.
AI기술로 다시 만날 수 없는 - 죽은 -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다. 죽기 전 그 사람의 정보를 입력하고, AI가 스스로 학습을 하도록 한다. 그렇게 사후에도 실재 모습 같은 영상으로 보여주고 대화도 가능하다. 일방적 연락만 가능한 건 아니고 전화가 오기도 한다. 그리고 대화를 나눈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가 말해주기도 하고, 감정을 직접 표현하기도 한다. 학습이 가능한 AI다. AI는 자신이 AI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상 인물은 자신의 실재 인물을 보아선 안된다. 그래서 그들은 설정상 만날 수 없는 먼 곳(먼사막, 우주 등)에 있다.
그런데 과연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과 매일 삶을 나누는 것이 괜찮은 걸까? 언제까지 가능할까?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한 건 맞지만 잊어야만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떠난 사람이 원하는 건 죽은 나를 평생 기억하라는 것이 아니다. 남은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랄 것이다. 사랑은 버리는 것이다.
최우식과 정유미는 색이 없다. 그레이색이다. 특히 정유미는 특유의 말투 - 들어봄직한 -가 살짝 거슬리기도 한다. 다른 영화가 떠오른다. 그때는 참 좋았는데 - 김지영 - 그 목소리를 다른 곳에서 똑같이 들으니 영 아니다.(배우는 영화를 잘 만나야 한다)
최우식도 그냥 나온다. 굳이 그와 그녀를 캐스팅할 필요가 없었다. 우정출연인가? ;;;; 호화 캐스팅만 하지 말고 내용을 호화롭게 하자. 차라리 연기 좋은 무명의 배우가 더 좋겠다.
영화의 마지막은 자신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사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진짜라고 생각하면 그런 생각은 당연히 들지 않을 것이다.- AI의 사랑이다. 딸을 향한 그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AI의 사랑이 그려진다. 과연 AI가 발전하면 사랑까지 할 수 있을까? 사랑은 그 사람을 완전히 복제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계속 변한다. 그리고 그것은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을 따라올 순 없다. - 영화 리뷰에 무슨 AI 이야기인가? ;;;; -
마지막 평: 음악은 꼭 듣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