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콘클라베_책_
영화를 보고나서 책을 읽는다거나 반대로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특히, 영화를 본 후 원작을 읽는 일은 작년에 본 일본 영화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이후 두 번째입니다. '이미 아는 내용을 꼭 다시 볼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디테일입니다. 글로만 표현할 수 있는 디테일, 오히려 영화와 글을 비교하며 영상으로 표현한 내용을 글로는 어떻게 묘사할지,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상은 많은 생각이 필요없습니다. 뇌를(이성) 거치지 않고 마음(감성)만 자극합니다. 또한, 글로 보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드는 수 많은 생각이 좋습니다. 원작에서 끝나지 않고 내가 만드는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원작있는 영화를 보면 글로도 즐기려 합니다.
영화 내용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작년 겨울부터 이어진 우리 현실을 보며 수 많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왜? 사람은 악할까? 끊임 없는 욕심은 어디에서 오느가? 한도 끝도 없는 악한 모습에 실망하기도 하고 보기 싫어 회피도 했습니다. 그런 중에 영화를 보왔고 내란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고 있는 요즘 - 확실히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책을 읽었습니다. 교황, 사람들이 만든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지위일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되기 위해 존귀함을 버리고 시정 잡배나 하는 짓을 서스름없이 합니다. 그렇게 교황이 되도되는 걸까요? 아닙니다. 이름만 교황입니다.
사람의 악은 욕심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우선순위 때문입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과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자신의 가치가 아니라 남의 기준을 따라가는 겁니다. 혹은, 일부러 그 가치에 관해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누가봐도 옳지 않은 사람을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일부 가진 자를 위한 세상을 끌고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있지는 않을까요?
예수님의 가치나 신념은 자신을 버리는 일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겁니다. 자신을 다 내어주는 일, 목숨을 버리는 일, 우리를 위해 하신 일입니다. 교황이 되기 위해 가치나 신념을 버리는 일, 과정이 좋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본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토마스 아 캠퍼스의 '그리스도를 본 받아'라는 책 제목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