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보았던 슈퍼맨에서 아직 머릿속에 남아있는 장면은 사랑하는 연인을 살리기 위해 지구를 거꾸로 돌린 장면입니다. 영화에서 클라크와 슈퍼맨의 1인 2역을 나누는 기준인 뿔테 안경을 보고 아직 저도 뿔테 안경을 씁니다. - 인물이 다르니 악세사리라도 닮고 싶었나 봅니다 ㅎㅎㅎ - 저에게는 어릴 적 본 영화중 영향을 준 몇 안되는 영화 중 하나가 슈퍼맨입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슈퍼맨 소재의 영화가 나왔지만, 이번 만큼 다른 적은 없습니다.
원래는 방학 때 아들과 보려고 했는데 시기를 놓쳤습니다. 유통과정의 순차적 흐름으로 집에서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마침 설치한 미니빔프로젝터가 있어서 더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 블록버스터는 극장처럼 큰 화면과 빵빵한 사운드가 필수죠. - 제가 리뷰 블로그를 시작한지 1년이 넘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리뷰가 마블영화를 보다가 졸아서 불경스럽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마블 영화를 보면서 졸다니... 마치 큰 죄를 진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슈퍼맨을 보면서도 졸았습니다. 물론 마블 때처럼 죄책감은 전혀들지 않았습니다. 이미 익숙하니까요.
왜? 엄청난 예산을 들이면서 이런 졸작을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타이틀이 올라갈 때 터져나온 한마디는 '왜 이리 못만들어는가?'입니다. 귀가한 아들에게 '이따가 영화 함께 볼꺼야'라고 아들을 기대하게 한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제작비 3000천억 마켓팅 2000천억 합치면 5000억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흥행은 비용과 비슷한 6억달러니 선방했습니다. 3000억에 들어간 돈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 아래는 AI에게 물어 본 겁니다.
정리 (3,000억 원 기준 추정)
| 출연료 | 20~25% | 600~750억 |
| 감독·제작진 | 5~10% | 150~300억 |
| 촬영비용 | 25~30% | 750~900억 |
| VFX/CGI | 30~35% | 900~1,050억 |
| 후반작업 | 5~7% | 150~210억 |
| 기타(의상·분장·보험 등) | ~5% | ~150억 |
| 총계 | 100% | 약 3,000억 |
#39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스토리라고 했는데 - 개인적 생각 - 항목에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제작진이겠네요. 슈퍼맨 시리즈 전 작과 비교하자면, 이번 영화에는 어중이 떠중이 다 나온다는 겁니다. 마블의 멀티버스가 생각났습니다. 슈퍼맨 영화는 우주 절대 최강 슈퍼맨이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합니다. 슈퍼맨은 다른 이의 도움은 필요없습니다. - 엄밀히 따지면 사랑하는 사람의 응원은 필요합니다. - 왜냐면 우주 최강이니까요. 그런데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많은 히어로들은 정신만 사납게 합니다. 왜 이런식으로 만들었는지 짐작하기도 싫습니다. 슈퍼맨을 처음 본 우리 아들과 저는 슈퍼맨에 관한 생각이 다를 겁니다. 저에게 슈퍼맨은 절대 강자입니다. 간혹 유일한 어려움 (크립토 나이트)과 인간적 고뇌가 그를 힘들게 하지만, 이번에는 능력 이하로 보이는 슈퍼맨이 등장합니다. 이번 슈퍼맨은 얼마나 강할까?라는 기대감을 가진 저에게 실망만 주었습니다. 우리 아들에게는 그저 그런 히어로로 보였을 겁니다. 능력자들은 왜 이리 많이 등장할까요? 슈퍼맨에게 쏟아질 시선을 분산시킵니다. - 스토리가 분산된다는 이야기입니다. - 그리고 중간 중간에 왜 그렇게 대사가 많은지 이 영화가 SF영화인 걸 잊게 만들 정도 였습니다. 흥행 6억달러 중 5억달러는 '슈퍼맨'이라는 이름 값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원래 이렇게까지 까는 사람은 아닌데 보기 전 가졌던 기대감과 설레임, 영화를 보기 위해 준비한 시간과 소중하고 귀한 아들과의 시간이 아까워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기대감을 크게 가진 만큼 상대적으로 실망감이 큰 것 같습니다. 요즘 영화들이 재미없는 이유는 뭘까요? 아마도 부재된 휴머니즘 때문이 아닐까요? AI시대라고 인간미가 점점 떨어지는 건 아니겠죠? 영화 이야기는 거의 없고 (불)평만 있는 리뷰가 되었네요.
다음 슈퍼맨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기대보다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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