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리뷰입니다. 이번 영화는 '승부'입니다.
흥행하지 못한 영화는 재미없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예고 편을 봤을 때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상영관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며, 재미없는 영화라고 낙인을 찍었습니다. 두 번째 단계인 OTT에도 빠르게 공개 되어서 낙인은 더 깊어졌습니다. 그래서 OTT에 나왔는데도 관심 목록에도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와이프와 주말저녁에 종종 영화를 봅니다. 거실에 있는 셀탠바이미 - 스탠바이미를 DIY로 - 로 주로 시청을 합니다. 화면은 작지만 이동이 편하니 쇼파에서 쉬면서, 식탁에서 밥을 먹으면서, 실내 자전거에 앉아 운동할 때도 유용합니다. '영화 볼까' 한 마디를 던지면 '좋아'라고 답이 옵니다. 미리 선택한 영화가 있다면 좋을텐데 그러지 않아 추천 칸에 있는 '승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냥 하릴없이 시간 때우기용으로는 자막읽기도 귀찮습니다.
바둑은 둘이서 합니다. '집' 즉, 자신이 가진 '땅'이 많으면, 승리합니다. 배치된 말 - 갈 곳도 정해져 있습니다 - 을 놓고 하는 장기, 체스와 달리 바둑알을 하나씩 두어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 갑니다. 장기와 체스는 AI가 승리했지만,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은 바둑에서 이기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합니다.
제가 제목을 저렇게 적은 건, 영화를 보고 그렇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조훈현 9단은 자신의 실력보다 뛰어난 제자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 생각도 안했겠죠. - 그러나 점점 위협을 느끼고 마침내는 왕좌를 넘겨주고 맙니다. 이창호가 조훈현과 같은 스타일이 아니어서 이겼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내내 제목과는 달리 손에 땀을 쥐는 박진감은 없습니다. 서사가 흘러가기만 할 뿐입니다. 물론 재밌는 장치도 있습니다. 조훈현 9단의 '다리 떠는 행동'입니다. 그 신호를 통해 몇 가지 이야기를 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재밌다고 느낄 수 있는 한 방은 없었습니다.
조훈현은 잠시 방황을 합니다. 정말 잠시입니다. 이 부분이 극적이면 좋으련만 라이벌의 짧은 대화로 방황을 끝냅니다. 영화는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는 기승전결이 있고 각각 기. 승. 전. 결.은 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같아야 합니다. 그러나 승부는 그런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멋진 '승부'아닌 자존심 싸움으로 보여질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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