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9 콘클라베_의심하는 믿음을 주소서.

다시본다 2025. 4. 29. 12:52

  무엇을 볼지 와이프가 먼저 선택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정해 주었습니다. 우리 집 최종선택자는 와이프입니다. - 저는 불만 없습니다 ^^;;;; - 그래서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콘클라베 예매를 알아봤습니다. 흥행이 저조해 극장에서 사라지고 VOD로 배급 플랫폼을 변경할 때가 됐지만 프란체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그 시간이 연장된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 가족의 문화 생활을 위해 G마켓에서 매달 영화표를 구입합니다. - 6000원에 구입 가능 - VOD로 나오기 시작했지만, 다행히 아직 몇 개의 극장에 걸려있었습니다. 

  메가박스 하남스타필드에선 첫 관람입니다.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뷰티크라는 공간이 있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관람객은 모두 무료 이용이 가능한데 잘 모르고 계단(계단에 앉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에 앉아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는 B관 관람인데 숫자(1-5)관과 4dx는 이정표가 잘 보이지만, 우리 상영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주말이라 한참 바쁜 매점 직원에게 미안함을 살짝 가지고 물어봤습니다. 알려준 곳은 다른 상영관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극장 안에 들어가니 이유를 알게되었습니다. 4열 밖에 없는 소극장이었습니다. 이런 극장이 있어서 내려갈 시기가 된 영화가 아직 상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입니다. ^^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늦어지면서 콘클라베처럼 결정 때까지 못 나오게 해야한다는 말에 콘클라베의 성격에 관해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콘클라베가 무엇인지 이미 잘 알고 있을거라 생각되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스포 없이 느낀 점을 위주로 하는 리뷰입니다. - 아닐 때도 있지만 ;;;;)

  100명 가까운 추기경 - 정확히 108명 - 들은 콘클라베를 위해 로마로 모입니다. 마지막에 도착한 비밀스러운 신분(?)의 추기경이 등장할 때 저는 뭔가(?) 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다면 그렇게 등장할리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스포인가? 아닌가?) 그렇게 콘클라베가 시작됩니다. 하루 두 번 한 명의 득표 수가 2/3가 넘을 때까지 계속됩니다. 외부와의 연락은 차단되지만, 투표 이후 저녁먹고 마실(?) 겸 모여서 대화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당연히 표심이 이리 저리 흔들립니다. 추기경 중 유력한 후보자들이 있습니다. 초반에는 4명의 유력 후보가 있습니다. 선대의 개혁신앙이 싫어 다시 전통주의로 돌아가려는 테데스코, 그리고 진보적 성향의 벨리니와 트랑블레, 그리고 유색인종을 대표하는 아데예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추악한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나중에는 콘클라베 관리자 로렌스, 그리고 마지막 도착한 베니테스가 중심 인물로 떠오릅니다. 추기경까지 되었지만, 그들은 사람이었습니다. 카톨릭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깨닫는 것은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 실수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입니다. 

 

    로렌스는 (콜클라베 관리자) '의심하는 믿음을 주소서'라고 새로운 교황에게 이런 믿음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미였지만, 이해를 못한 저는 교황을 뽑기 위해 자신에게 그런 믿음(후보자를 의심하는)을 달라는 자기 고백으로 들렸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확신에는 의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믿음과 확신은 일맥상통해 보여도 엄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믿음은 신뢰의 부분이고, 확신은 논리적 증거나 경험입니다. 즉, 믿음은 보지 않고 믿는 것이고 확신은 근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확신은 옯은 믿음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바울이 말한 '에베소 교회의 다양성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것은 이방인을 엄격하게 구분했던 유대인의 모습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교회의 힘은 바로 다양한 사람들과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사람에게는 믿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심도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그 의심을 저버리고 믿는 것이고, - 이것은 신뢰에서 비롯된다 - 확신은 의심을 배제하게 만드는 다른 요소 (근거, 논리)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확신하는 순간 '관용'이라는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소중한 덕목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나만 옳다'는 고집과 아집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확신에는 반드시 '의심'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반전(이건 눈치챘고)에 반전(이건 못챘습니다)이 있습니다. 물론 말씀은 드리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신분이 낮거나 높거나 많이 가졌거나 그렇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 그 자체가 중요한 것입니다. 이 세상 사람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죄는 나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 우리는 누구나 죄 속량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낮은자, 가난한자, 버림받은자를 찾아가셨습니다. 행위는 나쁘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물론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마더테레사도 아니고요. 하지만 노력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노오오~~력!!

영화 리뷰가 '신앙 고백'이 되었네요. ;;;;

 

생각을 많이하게 한 영화이고 소재도 줄거리도 짜임새도 탄탄한 영화입니다. Well Made !

*미장센을 위해 비오는 광장에서 같은 컬러의 옷과 우산을 입고, 쓰고 걷는 추기경들을 위해서 촬영한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108명이 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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