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6 가구야 공주 이야기

다시본다 2024. 8. 26. 16:24

  타카하다 이사오 展에 다녀 온 후 지브리의 작품을 넷플릭스에서 본 것 같아 서치를 하니 몇 개의 작품이 있다. 전시회서 인상 깊었던 '가구야 공주 이야기'도 있다. 공주가 산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굵은 선이 이어지듯 그린 것이 인상 깊었다. 그 장면의 앞과 뒤는 어떤 내용일까? 왜 공주는 그렇게 뛰어야만 했을까? 전시회 때 상상했던 내용을 기대하며 보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여러 가지 타이틀이 흐른다. 일본어라 뜻을 알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이윽고 메인 타이틀 장면이 나온다. 화면이 흔들린다. 오래된 필름의 느낌을 주고자 했는지 아님 '이것이 메인 타이틀이다'라고 강조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후 화면은 흔들리지 않는다. 

  수 많은 그림으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표현하려고 하는 여느 작품과 달리 몇 장의 그림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일시정지를 누르면 하나 하나가 작품이 된다. 획과 색이 살아있다. 자연스러운 연결이 아닌 끊어지는 듯한 움직임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이 사이를 상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오히려 생동감이 든다. 

 

 미술 선생님에게 작품을 보여주면서 몇 장의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색다르다고 이야기했더니 여러 장의 그림이 들어가면 대충 그리지만 이렇게 몇 장 되지 않으면 그하나하나가 아주 훌륭한 작품이 된다는 것이다. 감독이 원하는 것이 그 것이었을까? 애니메이션이지만 하나 하나의 작품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장소는 대나무 숲, 그 안에 소리가 있다. 새소리, 대나무를 베는 소리, 바람에 흩날리는 대잎소리 사람이 나오는 영화는 소리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모든 소리를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녹음하는 성우가 아니라 연기하는 배우의 목소리를 담은 것 같다. - 처음 양아버지의 목소리를 그렇게 느꼈지만 그 이후에는 잘 모르겠다. - 이 또한 회화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려는 것은 아닐까? 

 

  공주의 의견은 묻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좋은 것이라고 믿는 것을 공주에게 주려고 한다. 어른들이라고 해서 얼마나 정직하고 옳은가? 무엇이 옳은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른들이 옳은 것이라 착각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너도 살아보면 알거야'는 말에는 '나는 없이 살았다'는 것이고, 다른 말로 '그렇게 살아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잘 산다는 스스로의 기준도 충족해본적이 없는데 그것이 좋을지 어떻게 아는가? 그것은 막연한 꿈이다. 이루어보지 못한 꿈, 그래서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알 방법이 없다. 그러나 모든 인간들은 그것을 꿈꾼다. 영화에서는 양아버지가 그렇다. 반짝이는 금이며, 화려한 옷이며, 그것이 생긴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공주가 보물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보물이다. 하지만 보물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 뿐이다. 우리의 삶은 축제다. 그 많은 축제의 요소 중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누리며 즐기며 사는가?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있는 수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못본체 살아가기 바쁘다. 우리는 그렇게 길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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